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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탐방객이라면 산과들과 바다가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누구나 감탄을 자아내곤 한다.

그 뒤편에는 언제 어디서나 환경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 소속 시설관리 담당 서현종(사진·46)씨가 바로 그런 사람 중의 하나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공중변소, 주차장, 야영장, 등산로 등 탐방로 주변을 수시로 순찰하며 관리하고 있는 서씨는 변산반도 지킴이다.

특히 피서철이 한창인 요즘 그의 업무는 더욱 바빠졌다. 여름성수기 종합관리대책을 세워 취사, 야영, 불법행위 등을 단속하지만 ‘나만 편리하면 되겠지’라는 탐방객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서 씨의 업무가 줄어들 리 만무하다.

일부 파렴치한 사람들이 변산반도 국립공원 울창한 숲을 이용해 한적한 곳에다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오물 등을 다량으로 투기하는 일이 잦아져 골치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후손들에게 소중히 남겨줘야 할 자연문화유산을 탐방객이 마음껏 마시고 즐기는 놀이 대상으로만 여기며 협조를 하지 않을 때가 일하기 가장 힘들다.

그래도 다행히 깨끗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클린코리아 캐치플레어로 사람들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야영장에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사용하고 음식물을 분리수거하기 등 지속적인 홍보로 작년에 비해 효과가 배로 늘어났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도 빼놓을 수 없는 업무 중 하나다. 격포, 고사포 등지에 수상안전요원들이 배치되어 안전사고 예방에 대비하고 있지만 서씨도 한 몫  톡톡히 해낸다.

해변을 두루 돌아다니며 환경관리에 힘쓰다보면 물놀이 지정 장소가 아닌 위험한 곳에서 즐기는 탐방객들을 발견하곤 한다. 이렇듯 불벌행위 등을 단속하고 지도하면서 어느덧 하루해가 저문다.

부안읍 내요리가 고향인 서씨는 부인 이순영(39)씨 사이에 1남1녀를 두었다. 직장일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가정을 돌보는 일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 애처가다.

지난 7월에는 전북여성단체연합회에서 주최한 ‘훌륭한 남편의 길’이란 수기 공모에서 ‘훌륭한 남편상’인 최우수상을 타는 영광을 안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이 누구나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등하는 사회현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체험담을 감동 있게 그려냈다.

얼마 전 선암사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서씨는 벤치에서 자신의 발베개를 하고 피곤에 지쳐 잠든 부인을 바라보며 가장의 역할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산책할 때면 되도록 아이들보다 아내 손을 잡고 걷는다.

한국방송통신대 환경학을 전공한 그가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10여 년째 몸담으며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동식물 2급인 비단벌레를 내변산 일대에서 작년에 처음 발견해 혼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오다가 국립공원 연구소에서 DNA를 추출해 한국형모델로 삼았다.

또한 몇 십 년째 전통의 맥이 끊겼던 내소사 당산제 원형복원을 맨 처음 내소사측에 제안해 기획안을 제출하는 등 그의 노력으로 보존위원회가 결성돼 군예산이 지원됨은 물론 다시 복원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밖에도 국립공원 문화재보수지원비를 신청하여 2000만원으로 보호수인 당산나무 주변 담장을 쌓고 보도블럭을 새롭게 깔아 말끔히 정비했다.

이렇듯 서씨의 국립공원 내 문화재 사랑은 끝이 없었다. 그는 앞으로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후손들에게 좋은 자료를 남기는 게 앞으로 자신이 할 일 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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