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I 행안면에서 백련 농사짓는 유임영 씨

   
 
유임영(사진·53)씨는 행안면 삼간리에서 백련농사를 짓는다. 올해로 5년차다. 직접적인 소득보다는 관광용으로 심었던 게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도시민들이 직접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으며, 약 2000평 규모에 걸쳐 있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됐다. 쌀, 감자 등도 좋지만 그보다는 조금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키우기가 어렵다는 말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직접 재배해보니 생각보다 참 쉬웠다. 처음에 심기가 어렵지, 한 번 심어놓으면 알아서 쑥쑥 컸다.

서울 등 도시 등지에서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온다. 백련차·연잎차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유대관계를 맺는다. 연꽃은 버릴 게 없다. 뿌리면 뿌리, 잎이면 잎, 꽃이면 꽃 모든 게 다 사람몸에 이롭다. 그중에서 백련은 특히 무결점의 깨끗하고 청순한 느낌을 풍긴다. 

유씨는 부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8년 순천농업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인문계 출신인 그가 농업전문학교에 간다고 하자, 집안의 반대가 심했다. 농촌에서의 삶이 순탄치 않다는 걸 알기에 부모는 유씨가 다른 ‘편한’ 직업을 찾기를 바랐다. 농사를 천직으로 생각했기에 의지를 굽힐 수 없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그의 본격적인 농촌생활이 시작된다.

26살, 현재의 부인인 박향숙(51)씨를 만났다. 두 달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결혼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부인의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이 한몫 했다. 정읍 감곡이 고향인 부인은 유씨의 근면, 성실하고 묵직한 면이 마음에 들었다고.

백련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아직 대중화는 안 된 상태이지만, 그 진가가 발휘되면서 마니아층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 주말이면 타지에 나가있는 막내아들이 일을 도와주러 집에 온다.

연꽃은 특이한 꽃이다. 3년을 주기로 뿌리가 다시 죽고 또 살아난다. 보통 1년 중 7월15일경에 꽃이 가장 활짝 핀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럽고 온화해보이지만, 땅속 깊이 내린 뿌리는 돌담을 뚫기도 한다. 연잎은 방수효과가 있어 방수제나 방수섬유 연구에 활용된다.

한때지만 잠시나마 농촌생활에 회의를 품은 적도 있다. 2002년 가족이 모두 서울로 이사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봄의 새싹은 이들 가족을 다시 고향으로 내려오게 했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제2의 방황기였다.

겨울은 철저하게 충전의 시간으로 활용된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농업연구회에 가입해, 농업 관련 교육을 받는다. 2005년도에는 경희사이버대 벤처농업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유 씨의 삶의 목표는 ‘늘 공부’이다. 그에게 백련농사는 일종의 ‘인생공부’다.

유씨는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농촌이야말로 최고로 살기 좋은 곳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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