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이용으로 자연환경 파괴 등 공해 없어발전기 생산 등 고용창출 효과 지역경제 도움

드디어 꽃피는 봄이 왔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농사꾼으로의 제자리를 찾아가길... 겨우내 웅크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온 천지에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지난 부안항쟁의 아픔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의 씨앗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 찾아올 부안의 평화와 새로운 공동체를 위하여 희망의 끈을 결코 놓지 않았다. 그렇기에 승리할 수 있었고,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하여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농민의 땀방울은 온 들녘을 푸르게 하리라.

부안시민발전소 1,2,3호기 첫발

퇴비 뿌리랴, 쟁기질하랴 정신없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태양광발전 시공회사 직원이 정부 보조금이 있으니까 이번 기회에 가정용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라는 것이란다. 내용을 알아보니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추진하는 ‘태양광발전 시범보급사업’이다. 정부에서 70% 정도의 보조를 하고 30%는 자부담으로 자가용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아직 공고도 나지 않은 사업을 예비 신청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속으로 ‘확실히 업자들이 빠르긴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지역보다도 부안주민들의 지속가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발 빠르게 경쟁적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다닌 모양이다.

부안항쟁의 과정에서 우리는 이렇게 주장했다. ‘핵정책을 포함한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 핵발전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대안 에너지 정책을 세워라!’ 주민들은 이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작은 실천을 고민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확실히 부안주민은 다르단 생각을 하게 된다. 요구만 앞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대안에너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가 하지 못한 주민투표를 독자적으로 치러낸 부안이고 보면 당연하단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이제는 에너지 독립이다. 부안군민의 한 푼, 두 푼이 모여 우리의 신문인 ‘부안독립신문’을 창간하였듯이 ‘지속가능한 에너지, 해님과 바람이 주는 에너지’를 통하여 부안의 에너지 독립을 선언하여야 한다.

지난 3월30일 필자는 한 꾸러미의 서류를 준비하여 전북도청을 찾아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핵발전소 전기가 아닌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우리가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부안시민발전소’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부안성당과 원불교당, 그리고 하서 등용리에 있는 생명 평화 마중물에 부안의 태양광 발전을 하기로 하였다. 드디어 부안에 태양광 발전 1, 2, 3호기가 설치되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란

태양광 발전은 시중에 있는 태양열 온수기와는 다른 것으로 햇볕으로 발전을 하는 것이다.

햇볕을 반도체인 태양전지가 쬐어 직류발전을 하고 이를 인버터를 통하여 일상에서 쓰는 교류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설치비용은 가정용 3Kw를 기준으로 대략 2천500~3천500만원 정도가 든다. 국내에는 약 20여개 업체가 있는데 가능하면 에너지 대안센터를 통하여 설치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사용 연수는 약 20년으로 잡고, 관리비는 연간 설치비의 약 1% 정도가 든다.

전기생산량은 1Kw의 태양광 발전기 당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월 평균 100Kwh를 생산하며 년 1200Kwh를 생산한다. 이는 태양광 발전을 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햇볕이 드는 하루 평균 3~3.5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도시에서는 평균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월 평균 300Kwh를 소비한다. 이를 태양광 발전으로 환산하면 3Kw급의 전력을 매월 소비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에 관계법령을 신설하여 ‘대체에너지 개발 및 이용, 보급촉진법’에 따라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력은 1Kwh 당 716.4원에 15년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였다. 이처럼 정부가 의무적으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매입하는 제도를 ‘기준가격 의무 매입제’라 한다. 한전에서 판매하는 70~100원 (누진세 적용으로 소비량에 따라 차등 가격 실시)과 비교하여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설치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적고, 정부로서는 발전소 건설에 드는 비용(핵발전소의 경우 1기 당 약 2조원 이상)이 들지 않고 사회적인 부담비용이 들지 않음을 감안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책정하여 일정 기간 매입하는 것이다.

부안이 희망이다

에너지 생산을 위하여 자연환경과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서, 오히려 발전기 생산 및 설치 등으로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우선 출발은 부안성당과 원불교가 시작하지만 앞으로 설치할 4호기부터는 부안주민의 출자를 통하여 계속해서 설치하려 한다. 출자를 하면 전력판매대금을 출자비율에 따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은 아니지만(최소 연리 5% 이상)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희망은 여럿이 함께 꿈꿀 때만이 현실로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새롭게 일궈 나가는 부안 공동체는 식량과 에너지 자립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에 생명의 씨앗을 뿌리면서 에너지 독립을 향한 희망의 첫걸음을 내딛는다.

지금까지 무심코 쬐어왔던 햇볕이 우리의 식량을 생산해내고, 에너지를 만들어 준다니 새삼 정겹고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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