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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수 선수

김근수(사진·32)씨는 부안군청 소속 요트 선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이 넘었다.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시작하게 됐다. 격포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안중, 부안고를 거쳐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대학교를 나왔다.

사춘기 시절, 반복적이고 고된 훈련은 김씨에게 큰 시련이었다. 친구 따라 놀러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계속 운동을 해야 하나, 선택의 기로에서 많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멋진 미래를 꿈꾸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봐야 했다. 누구보다 김씨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믿었다. 하루하루 내공이 쌓이는 그 느낌이 좋았다. 내공의 결과는 대회 입상으로 나타났다.

국내요트대회는 거의 다 출전했다.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경북에 있는 포항북부해수욕장에서 진행된 2011 코리아컵 국제대회 크루징 오픈급 단체전에서 부안군이 우승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국내뿐만 아니다. 2009년 독일에서 열렸던 세계월드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홍콩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2위를 했다. 중국에서 열렸던 2010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김씨가 보기에 요트는 정말 매력적인 스포츠다. 체력과 두뇌를 비율로 따졌을 때 체력이 3, 두뇌가 7. 체력은 기본이고 그 위에 명철한 판단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된다. 탁 트인 바다와 하나가 되는 경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요트는 바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스포츠다. 선수들이 파도, 바람, 조류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씨의 하루일과는 아침 9시 출근과 동시에 시작된다. 오전에는 등산, 런닝 등 기초 체력훈련을 한다. 체력훈련 하는 데 궁항에 있는 현재의 요트장은 최적의 조건이다. 주변에 산이 많아 공기도 좋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해상훈련을 한다. 훈련 역시 실전처럼 해야 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언제 어디서나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인들이 그렇듯, 그에게도 징크스(jinx)가 있다. 김씨의 징크스는 다름 아닌 ‘입’이다. 신중치 못한 입이 문제였다. 이쯤 하면 되겠지, 라며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섣부르게 1등을 말하면 그럴 때마다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순간 깨달았다. 피니쉬(finish) 종이 울리기 전까지는 오직 경기에만 집중하자고. 입 밖으로 아무 말도 내뱉지 말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자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요트는 김씨에게 겸손의 미덕을 선물했다.

20년 넘게 선수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사람 보는 눈도 생겼다. 가능성 있는 후배와 그렇지 않은 후배를 판별하는 능력. 그가 보기에 ‘까불까불’한 후배들이 운동도 잘한다. 활발하고 외향적이고 사회성이 강한 친구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 김씨 역시 학교 다닐 때 말썽 꽤나 부렸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은 요트선수를 그의 천직으로 만들었다.

그가 바라는 건 한 가지다. 앞으로 부안에 유능한 후배가 많아지는 것. 대를 이을 선수가 많이 없다는 게 늘 안타깝다. 잠재력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내는 작업에 관내 학교들이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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