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은 시인의 시에 해설이 덧붙는 형식으로 연재하게 된다. 시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시작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첫 연재를 하게 된 이용범(45) 시인은 백산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며 86년에 등단, 95년에 시집 ‘너를 생각는다’를 출간했다. 이시인은 “부안의 자연과 사람, 교육 현장의 느낌을 노래하겠다”고 밝혔다. /편집자주


산은 두터운 장삼자락 벗어던졌습니다
진달래 개나리 새긴 날듯 가벼운 옷차림입니다 들판은 흙 내음 거름 냄새로
농부들 마음이 바빠집니다 바다는 담장 너머 핀 복숭아꽃 보더니
이내 순풍이고요
햇살은 암탉의 품속입니다
까치댕이에서 싹튼 보리가 띠목으로 배뫼로
그리움처럼 번집니다
동백 목련 매화 산수유 산벚꽃이 파릇한 보리길 따라나섭니다

떠난 사람들에게 편지 쓰고 싶습니다
함께 봄바람이라도 나자고

<까치댕이, 떠목, 배뫼는 작당, 모항, 주산의 옛 우리 이름임>


<덧붙이는 글>

주말이면 벌처럼 날아드는 승용차를 보면서 나도 벌이 되어 내소사와 궁항 이순신 세트장에 날아갔다. 꽃보다 자동차 수가, 사람 수가 많은 부안의 봄날이었다. 내소사의 전나무들은 여전히 곧고 궁항의 바다는 포근했다. 산에 산에 핀 꽃 한 아름씩 따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겨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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