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반도 일원 문학기행 시간 가져

   
 
한국시문학회 회원 40여명이 지난 달 28일 부안을 방문했다.

서해의 향취가 물씬 뭍어 나는 변산반도와 내소사 일원의 자연경관을 탐방하기위해 문학기행을 펼친 것이다. 이번 문학기행 행사는 우리 고장 조재형 시인의 추천으로 한국시문학회가 주최하고 월간 시문학사가 후원했다.

시인들은 부안에 도착한 뒤 지난 해 작고한 오남구 시인의 묘소를 먼저 찾았다. 고 오남구 시인은 백산면 출신으로 동학정신을 뿌리로 한 전라도 지방의 향토색 짙은 시를 발표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해 개통된 새만금 방조제도로 역시 빠트릴 수 없었다. 여의도 면적 140배에 이르는 규모의 방대함에 시인들은 놀라면서도 사라진 갯벌의 광활함에는 못내 아쉬움을 느꼈다.

퇴적암이 성층화된 격포채석강은 시인들의 탄성을 자아내고도 남음이 있었다.

늦은 오후에는 모항이 시인들을 품에 안았다.

푸른 바다를 끼고 문학강연회가 열렸다. 시문학 발행인이자 홍익대 명예교수인 문덕수 시인이 ‘사물시’에 대한 시론 특강을 이어갔고, 박정원 시인을 비롯한 시인들의 시낭송 시간이 모항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시인들은 모항의 밤바다 파도소리에 취하고 후한 인심에 반했다. 어떤 시인은 설레는 칠산바다의 밤이라고 이날의 감동을 표현했다.

이튿날은 칠산바다의 바지락죽과 함께 여정이 시작됐다. 시인들은 부안만의 독특한 맛을 음미하며 어염시초에 대한 유래를 알 수 있었다.

곰소염전을 들러 내소사를 향했다. 일주문 앞에서 사찰 앞까지 600여 미터 펼쳐진 전나무 숲은 역시 일품이었다. 시인들은 대웅전의 연꽃과 국화, 모란 등 꽃살 문양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대중전의 고풍스런 맛에 심취했다.

시인들은 마지막으로 조선중기에 38세로 요절한 매창 시인의 묘를 찾았다. 매창뜸에 들러 묘소를 돌아보고 시비를 하나하나 감상했다. 매창문집을 전해 받은 시인들은 매창의 작품과 시정신을 이어온 부안사람들에 대한 칭송도 아끼지 않았다.

문학기행을 마친 시문학회회원들은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문학회 사무국장인 김필영 시인은 “가는 곳마다 빼어난 경관과 유적이 있고 문학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부안은 최고의 문학기행 코스”라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자주 부안을 찾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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