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부안농민 영농발대식 열려

“때는 좋아 춘삼월에 농사채비 접어두고/ 지극정성 드리오니 굽어살펴 주옵소서.” 쌀 재협상 국회비준 거부와 식량주권 수호를 위한 2005 부안농민 영농발대식이 지난달 28일 군청앞 광장에서 열렸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계화면에서 마련한 막걸리며 먹을거리에, 새롭게 결성된 백산면 풍물단이 흥을 돋우었다. 하지만 현수막에는 ‘쌀은 주권이다. 쌀 개방 막아내자’, ‘부안농민 하나되어 우리 농업 지켜내자’ 등 농민의 고달픈 현실이 묻어났다.

이영식 부안군 농업관련단체협의회장이 개회사에서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처럼 하늘 아래 귀하고 귀한 직업이 농사꾼이었는데 이제는 천한 직업으로 돼 버렸다”고 탄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렵게 지켜온 농업이 무너지고 있다”며 “FTA는 잘못된 정책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용기 전농전북도연맹 의장은 “쌀 협상안이 국회 비준만 남았다”며 “국민적인 합의 없이 진행된 쌀 협상은 무효이고 비준을 막기 위한 투쟁에 부안군민도 동참하자”고 호소했다.

농촌지도자회, 쌀 전업농회, 농업경영인연합회, 여성농민회, 농민회 등 이날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쌀 개방 협상안의 국회비준 저지와 농지법 개악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바른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하고 부안지역 내 수입쌀의 창고보관을 막아낼 것을 결의하고 농민이 주인으로 부안지역 농업발전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부안군민 아프게 했던 핵귀신 종규귀신/ 위도 앞바다에 수장시켜 부안군민 하나되어/ 생명평화 부안자치 만들어 주옵소서/ 부디부디 비옵나니 우리농민 하나될 때/ 뿌린만큼 수확하고 지은만큼 보답받고/ 일한만큼 존경받고 늙은만큼 대접받는/ 얼씨구나 좋은 세상 지화자자 농민세상/ 활짝열어 주옵소서.” 농민들의 기도가 활활 타올라 하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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