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포 소각장, 매립장 반대 긴급토론회 열려

지난 18일 개최된 한 토론회에서 부안군의 쓰레기 정책에 대한 참석자들의 호된 질타가 이어졌다.

소각장·매립장 저지투쟁 줄포면 대책위(대책위)는 14일과 15일 줄포 매립장 앞에서 청소 차량에 대한 선별 봉쇄에 이어 이날 오후 3시부터 읍내 축협 3층에서 쓰레기 행정의 문제점과 해법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최동호 부안읍 반핵대책위 전(前) 위원장이 사회를 맡은 토론회-‘줄포·보안면민들의 소각장·매립장 반대투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정구만 대책위 집행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정위원장은 “줄포의 현실과 부안군의 쓰레기 정책은 아직 한 겨울과도 같다”며 “군이 올바른 행정을 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며 군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대책위를 대표해 발제에 나선 고길섶 씨는 매립장 추가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를 “부안군 13개 읍·면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특정 지역에서만 장기간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환경 정의의 관점에서 올바르지 못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줄포 매립장으로 인해 줄포 및 보안면민들은 12년 동안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 왔다”며 쓰레기 처리를 공동 분담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씨는 추가 매립지 예정 부지에 대해 “갯벌 위에 또다시 매립장을 짓는다는 것은 침출수 위험 등 갯벌 환경 오염에 매우 위험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소각장 및 2차 매립장 계획 전면 철회, 쓰레기 정책의 대안적 수립, 장소·부지 선정, 매립장 시설 계획 재설계, 쓰레기 처리(매립 및 자원화) 관리 감시 시스템 구축 등을 단계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첫 지정토론자인 김유순 보안면 제일교회 목사는 매립장의 침출수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김목사는 “현재에도 침출수가 보안면 유천리 쪽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차기 매립지는 바닷가가 아닌 내륙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부지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김상곤 부안군 농민회 사무국장은 범군민 차원의 공동 대응에 대해 강조했다. 김국장은 “향후 쓰레기에 대한 분리 수거와 철저한 관리를 위해서는 대책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국장은 “우선 줄포, 보안, 진서 등 남부안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사회단체와 정당들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강성길 민주노동당 부안군위원회 사무국장은 “매립 위주의 쓰레기 처리 정책에서 벗어나 재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국장은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한 유급 주민 감시원 채용, 재활용에 대한 마을·사업장별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한청관 부안주민자치참여연대 기획팀장은 매립장 운행 청소차량에 대한 선별적 봉쇄에 대해 “부안에서 최초로 몇 사람의 힘으로 주민자치를 실현한 것”이라고 의미를 두며 “더욱 활발한 참여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특히 신뢰할만한 환경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에 목소리를 모았다. 구체적으로는 침출수 유출 여부, 매립장 배출 가스 농도, 주변 지역 주민 건강 검진 등이 제시됐다.

한편 토론회에 앞서 이날 오전 마련된 군청과의 대화에서 대책위는 향후 15일 간 선별 봉쇄를 잠정 중단하는 대신 2차 매립장에 대한 군의 입장 정리를 다시 요구해 ‘쓰레기 사태’는 당분간 냉각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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