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리기'는 이미 실천 무농약에 천연세제 사용

화정마을은 ‘꽃밭시암’에서 유래해 한자화된 지명이다. 어떠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어떠한 홍수에도 넘치지 않았으며 시암(우물) 주위의 향기로운 꽃들이 자생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지난 28일로 주산면 화정마을 사람들이 물살리기에 나선 지 3년을 넘어섰다. 이곳 사람들이 주산초등학교 앞과 고산골 방죽 주위 농경지에서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한 지 10여년 동안 ‘화정마을가꾸기’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유기농업은 마을사람들의 생각을 ‘물이 살아야 한다’는 데까지 이르게 했다. 우리가 흘려 보내는 생활 오수 처리부터 깨끗이 해야 물이 살 수 있다는 취지로 몇몇 집이 시범으로 사용하던 무공해세제를 지난 1월부터는 모든 화정마을 사람들이 사용하게 됐다. 자연스레 마을 사람들끼리 ‘물도 살리고 공기도 살려야 된다’며 고무나 비닐류 등을 태우지 않기로 의견이 일치한 날이기도 하다.

마을사람들은 농약(화학합성농업용독약)과 화학비료가 자연과 사람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화학합성세제 또한 물의 자정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음식 담는 식기에는 환경호르몬이 잔류해 우리의 생명을 천천히 죽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날 화정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귀하다며 주산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무공해세제를 기증했다. 학교급식 뒤 남은 음식물의 분리배출에 사용하도록 광합성균도 나눴다.

화정마을 사람들은 또 한가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 주산면의 한가운데 자리한 화정마을의 ‘고산골 방죽 생태공원 가꾸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산골 방죽은 가시연꽃, 창포, 어리연꽃, 말조개, 드렁허리(울치), 물방개. 송사리 떼, 백로, 왜가리, 물닭, 쇠물 닭 그리고 뜸부기가 노는 생태계의 박물관이다. 방죽 주위에 그대로 살린 갈대 사이로 모내기철부터 놀러 오는 뜸부기를 구경할 수 있고, 주산면에서 한반도 최초로 발견된 볍씨솟대에 백로가 쉰다. 낚시꾼들이 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깨끗할 방죽 주위에 야생화 밭을 가꿔 주산초등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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