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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신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부안 읍내 골목을 누비며 힘차게 달리고 있는 한 젊은이가 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신문 한 뭉치를 옆구리에 끼고서 활기찬 목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와 운 좋게 마주치게 되면 저절로 힘이 나고 하루가 즐거워질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느라 무척 힘이 들만도 한데, 그의 얼굴에는 짜증 섞인 구석이라곤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가 바로 새벽을 여는 신문배달원 김용현(29)씨다.

매일 김 씨는 새벽 두시가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일터로 향한다. 행안면 신기리 출신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남들은 곤히 잠든 시간에 비가오나 눈이오나 궂은 날씨 속에서도 집집마다 신문을 돌리는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는 신문배달 일이 즐겁다고 말한다.

그렇게 15년째 전라일보, 새전북신문, 도민일보 등 일간지 10여 종류를 도맡아 하루도 빠짐없이 묵묵히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 왔다.

결혼할 밑천으로 집 한 채 장만해 놨다는 그는 웬만한 회사원 벌이는 된단다. 그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하루인 만큼 개인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하루 서너 시간밖에 잠을 못자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젊어서 고생은 사서하기도 하니 습관 돼서 괜찮다며 맑은 웃음을 지었다.

김 씨가 신문을 배달하는 시간은 대략 두 시간 반가량 정도다. 각 신문사마다 구분해서 배달하기 편하게 간추리는 작업 또한 만만치 않다.

때로는 남들처럼 편한 직업을 택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에게 오래전부터 익숙한 일이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정에 쉽사리 놓지 못하고 있다. 항상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는 그이기에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자신에게는 활력소가 된다.

그런데 김 씨는 자신이 게으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에 수긍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그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 인내력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문배달 뿐만아니라 수금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새벽 찬 기운에 입는 겨울내복에 젊은 사람이 부실하지 않은가 하는 오해를 받기도 했고, 특히 눈  비가 내릴 때 어두운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이 위험스럽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겨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면 산다.

담 너머로 신문을 던졌는데 한 바퀴 빙그르 돌아서 편지함에 제대로 꽂히고, 손가락 하나 정도의 얇은 문틈사이로 쏙 들어가며, 잘못 맞춰 계단으로 떨어졌는데 반동으로 다시 튀어 올라 들어간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신문 넣기는 이젠 일일이 꽂기보다는 오토바이에서 내리지 않고 전달하는 달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원광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그가 아직도 굳이 신문배달 일을 하는 것은 생활이 어려워서 라기 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함이다.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부동산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진짜 소원은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이 편안하게 기거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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